시인·설화박현희

술래잡기 내 사랑

구염둥이 2012. 6. 7. 17:31

 


술래잡기 내 사랑 / 雪花 박현희
 
나는 술래 
당신은 내 마음 훔쳐간 예쁜 도둑 
보일 듯 말듯 
잡힐 듯 말듯 
보이는가 싶으면 숨어버리고 
잡히는가 싶으면 다시 달아나버리는 
내 사랑은 술래잡기 사랑이랍니다.

내 사랑은 감추고 싶은 비밀이 
참으로 많은가 봅니다. 
날 사랑하는 마음을 혹여 들킬세라 
꽃잎 속에 몸을 감춘 작은 벌 나비처럼 꼭꼭 숨은 채 

도무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군요.


하지만 어쩌지요. 
그리움과 보고픔으로 애가 타는 나는 
술래잡기 사랑은 이젠 그만 하고 싶은데 
내 사랑은 언제까지나 술래잡기 사랑만 하자네요.
 
내가 얼마나 사랑하고 그리워하는지 
예쁜 내 사랑은 전혀 모르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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