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그리움 텃밭 그리움 벌말 사람 봉당에서 까치발로 서면 길 건너 텃밭의 나물들이 부르는 고향. 꽃다지, 황새, 냉이와 쌉싸롬한 씀바귀가 나들이에 나서고, 콩깍지 긁어모아 아궁이에 넣어 삶은 보리 뜸 들일 때, 흙먼지 날리며 달려온 아지랑이 한 끼 때우자며 끼어 앉는 곳. 봄날의 햇살 세월을 .. 시인·벌말사람 2013.03.18
내 모습 내 모습 벌말 사람 깊은 밤 적막이 깃든 외로운 곳 한 그림자에 살며시 다가선다 고요를 짓누르는 앙상한 가지 끝 이파리 그마저 미동도 않은 채 숨죽이고 나뒹구는 낙엽 보며 그에게 상처 아물기를 바라는 눈짓 공허하기만 문득 들여다본 나 낯설기에 여명을 불러 이슬 한 방울로 얼굴 .. 시인·벌말사람 2013.03.18
다시 보고픈 인연 다시 보고픈 인연 / 벌말 사람 햇살은 더디 하늘을 지났어도 어느 인연 하나 봄 언덕을 따스하게 했습니다. 잔디와 검불이 눈을 가렸지만 걷는 길은 아미 너머로 환히 보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캄캄한 밤 내 발에 걸려 아름다운 인연 휘청거리고, 안에 생긴 아픔 아물지도 않은 채 강물은.. 시인·벌말사람 2013.03.18
더 소중한 인연으로 더 소중한 인연으로 / 벌말 사람 목젖으로 슬픔 넘기는 밤 이 밤이 언제 열릴까? 차라리 여명을 거두어 내 모습 그냥 어둠에 뒀음 좋겠다. 그러나, 밤이라고 그 인연 안 보일까? 오히려 또렷이 추억을 밟고 서서 뚫어지게 바라보이는 그 사람, 그 사람이다. 이젠, 남은 상처 아우르고 조그마.. 시인·벌말사람 2013.03.18
[스크랩] 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 / 벌말 사람 볼품없이 말라버린 나뭇가지 끝 그곳에도 봄은 앉았는데 겨우내 따스한 햇살 기다리는 내겐 차디찬 바람뿐. 추억 속 인연 나눈 세월 책갈피를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안에 스며든 그대를 기억하며 환한 미소 오길 기다렸는데. 진정 이 얼굴 보기 싫더라도 얼음장 .. 시인·벌말사람 2013.03.06
[스크랩] 봄 날을 기다립니다 봄 날을 기다립니다 / 벌말 사람 겨울의 막바지에 훈풍 담아 그대를 향한 그리움의 문을 엽니다. 그곳엔, 지난 얘기들 고스란히 자리한 채 추억이 숨쉬고, 멀어진 기억의 조각들 한 걸음 내 딛을 때마다 온기 묻어나는데, 잔설로 덮인 시린 날의 동토 저 아래 차디찬 기운 언제 녹으려는지... 시인·벌말사람 2013.03.05
[스크랩] 지우고 싶은 얼굴 지우고 싶은 얼굴 벌말 사람 낯선 얼굴이 내 앞에서 말없이 웃는다. 검은 동공을 마주해 애잔한 마음 나누면서, 저 멀리 흐릿한 배경에 깊게 팬 세월의 흔적 바라본다. 손바닥으로 가려 안 보려 하나 마디 굵은 손 처량맞아, 그렁한 이슬방울 하나 쥐어짜 애써 그 모습을 지워본다. 시인·벌말사람 2013.03.01
[스크랩] 생각나는 사람 생각나는 사람 벌말 사람 말없이 그냥 바라만 보아도 어느새 그렁그렁 방울 맺히는, 가슴 언저리 살며시 올려 나른하도록 그립고 싶은 한 사람. 두 손으로 살포시 보듬고 눈에 담아 이슬 떨궈도 보지만, 늘 그러하듯 마음을 나꿔채 뉘이고 구름을 끌어다 덮을 뿐이네. 시인·벌말사람 2013.02.18
[스크랩] 갈망 갈망 벌말 사람 바라만 보며 발 동동 구른 채 한 발도 내 딛지 못하네. 손 내어 보지만 잡을 수 없는 먼 곳에서 애잔한 눈길만. 그저 그렇게 우린 다가가선 안 되는 사람들, 행여 가까이 다가간들 그리움 잠재울 수 있을까? 목젖 타오르는 갈망을 담아 긴 한숨으로 널 토해낸다. 시인·벌말사람 2013.02.18
[스크랩] 어느 이별 어느 이별 / 벌말 사람 하늘이 내려 앉고 땅이 꺼질 듯 가슴에 멍울진 그리움 토한다. 마음을 열고 맞이한 긴 인연 언제까지나 이어지길 바랬는데, 서글픈 노을 저무는 뜨락으로 막을 수 없는 어스름 가득한 채, 쌓였던 신뢰 맥없이 무너지며 미움만 눈가에 주저 앉았구려. 사랑했기에 용.. 시인·벌말사람 2013.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