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글·모음

중년에 만난 당신을 사랑하고

구염둥이 2012. 5. 31. 20:08

 

      중년에 만난 당신을 사랑하고 - 이채 당신을 만난것은 너무 늦은 시간이었어요 마음은 하나였어도 함께 걸어가기엔 난해한 길이었고 해는 저물지 않았어도 서로를 바라보기엔 조금은 어두웠어요 불빛이 켜지는 동안의 두려움에도 걷잡을 수 없이 사랑하고 싶었고 불빛이 꺼지는 순간의 보고픔에 견딜 수 없어 차라리 눈을 감았지만 그렇다 해도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서로였지요 진작에 만나지 못한 당신을 사랑하고도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사람을 보내야하는 사람의 슬픔에 밤은 짙은 어둠의 낭떠러지에서 차가운 별바람을 뿌리고 있어요 끝내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손이 참 따뜻했던 당신이여 그 후 한동안 열병을 앓고도 조용히 부르고 섰으면 메아리도 그리운 목소리여 가끔 싸늘한 밤이면 당신의 이불을 덮고 잠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