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해인

가을이 아름다운건

구염둥이 2012. 9. 17. 00:57

 



가을이 아름다운건 
                    - 이 해인 수녀님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이 진정 아름다운 건 
                  눈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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