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분저분

빠져 버린 머리카락

구염둥이 2012. 2. 26. 20:45

 


빠져 버린 머리카락

원화 허 영옥

 

엉성한 가지 사이로 바람이 분다

이미 휑한 머리인데

한 가닥의 머리카락이라도 덜 빠지라고

남은 머리카락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스트레스로 더 빠져 버린 머리카락

 

웃대 조상도 대머리는 없었다고

유전도 아닌데 왜 나만이냐고

아무도 받아 주지 않는 심술

혼자 말로 투덜투덜

조상 탓 아닌 그 누구의 탓을 찾는다

 

스트레스 탓이리라.

모든 게 고놈의 스트레스 탓이라 돌려도

왠지 정수리에 부는 바람이 신경 쓰이는 나이

 당신은 앞머리가 안 빠져 고개만 안 숙이면 몰라

 아내의 말 한마디가 왠지 모를 위안이 된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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