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편지

결혼 기념 사진

구염둥이 2012. 4. 5. 21:36
    
    결혼 기념사진
    결혼 기념사진,
    그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지금은 중년이 되어 중후한 몸매가 되었지만,
    처녀 때의 내 모습은 너무 말라서, 별명이 코스모스였다. 
    그런 몸매에 웨딩드레스도 폭이 좁아 곧 쓰러질 것 
    같다는 인사를 받았다. 그러나 해가 거듭할수록 
    외모에 많은 변화가 왔다. 세월의 무상함을
    어찌할 수 없다.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앞으로 또 어떻게 
    더 변해갈까.
    - 이순자의《웃음꽃》중에서 -
    * 저도 결혼 기념사진을 보면 
    만감이 오갑니다. 유신시절 긴급조치 
    제적학생으로 '인생이 종친' 말라깽이 청년.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어 전기밥솥 하나 놓고
    결혼부터 했고, 먹을 것이 없어 꿈을 먹고
    살았던 그 시절의 아픔, 그러나 돌이켜 
    보면 아내와 가장 뜨겁게 사랑했던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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