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보따리

선생님의 고민

구염둥이 2012. 5. 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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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시험때였는데,

지금이나 그 때나 내신성적은 중요한 시기...

마지막 시험이었는데

생물 선생님께서는 무슨 마음으로 그러셨는지 글쎄. 지금도 문제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간 정답이

''항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잖아요. 곰곰 생각하다가 정말 곰곰 생각했지요.

머리를 쥐어짜고 그건데 그건데 하다가

한 문제라도 맞춰보겠다는 욕심에

똥구멍이라고 썼지요. (그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정말 항문이라는 단어는 생각나지않았어요.)

시험이 끝나고 그제서야 친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항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늦었지요. 뒤에서 뚱뚱한 제 친구가 뛰어오면서 "야, 썼냐? 주관식 10번 말야."

"못 썼어."

"나도 생각이 안 나서 못 썼어."

그런데 저같은 친구들이 몇 명 되더군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항문''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했지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요.

(점수가 왔다갔다 하는데)

그래서 우는 척 하면서 생물 선생님께 달려갔지요.

"선생님!! 똥구멍 맞게 해 주세요.

''항문''은 한자어 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제 울음 공세,

그리고 우리 나라 말을 사랑해야 한다고 박박 우기는 저한테 선생님은 반쯤은 넘어가 계셨고. 옆에서

 

국어 선생님께서도 거들어 주신 덕분에

"똥구멍''까지는 맞게 해 주마 라고

드디어 말씀하셨죠.

개선 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내게 친구가 물었 죠.

"맞게 해 줬어?" "당연하지!!"

갑자기 친구 얼굴이 벌개지더니

내 손을 잡고 생물 선생님께 달려갔어요.

"선생님!! ''똥구멍''도 맞다면서요?" "그런데?"

"저도 맞게 해 주세요."

그 친구의 답안지를 봤더니 글쎄 히히히 ~~~~

''똥꾸녕''이라고 써 있는 거였어요.

" 선생님. 저희 집에서는요 똥구멍을 똥꾸녕이라고 해요.

저희 부모님은 경상도 분이셔서 똥구멍이라고 하시질 않는데요

 

어쨌든 의미는 통하잖아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그건 사투리라서 안 된다고 옆에 계신 국어 선생님께서도

 

곤란한 듯 하다고 하셨지 요. 그러자 흥분한 제 친구는 이건 생물 시험이지

 

국어 시험은 아니지 않냐고 박박 우겼지요.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예요.

선생님께서는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셨는데

마치 제 친구는 승리나 한 듯이 교실로 의기양양하게

돌아왔지요.

그러자 갑자기 몇 명 친구들이 우르르 교무실로 가는거 였어요.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거였답니다.

''똥꾸녘'', ''똥구녘'', ''똥꾸멍'', ''똥꾸녕'', ''똥구녕''....등등.

생물 선생님께서는

근1주일 가량을 똥구멍에 시달려야 했답니다. 결국은 다 틀리게 하고

''항문''과 ''똥구멍''만 맞게 해 줬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가서 항의해 보지도 못하고

쓴 웃음만 지었답니다. 그 친구가 쓴 답은 . . . . . . . . . . . . . . . . .


''똥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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