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보따리

곶감 장수

구염둥이 2012. 6. 5. 00:07

 

 

 

곶감장수

곶감장수가 이마을 저마을 곳감을 팔러 다니다
날이 저물어 외딴집에 찾아가서 하룻밤 묵기를 간청했다.
그집엔 딸과 며느리와 시어머니 셋이 살고 있었다.

저녁을 배불리 얻어 먹은 곶감장수가
자리에 누워 잠을 자려했으나 여간해서 잠이 오질 않고
세 여자 얼굴만 삼삼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곶감장수는
그 집 딸을 가만히 불러내어 말했다.
"나하고 한 번 같이 잡시다.
대신 그일을 하는 동안에
수를 세면 수를 센만큼 곶감을 주겠소."


너무도 순진한 딸은 꼬임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래서 그일을 시작하는데....
숫처녀였던 딸은 열도 세지 못하고 그만 기절해 버렸다.
때문에 제대로 재미를 못 본 곶감장수는
다시 며느리를 불러내 똑 같은 제안을 했다.
 
남편이 장사를 떠난 지
석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은 지라
이 며느리는 금방 꼬임에 넘어갔다.
그리고 그 일을 시작하자마자 수를 셀 틈도 없이
"흐으~응~! 오메 나 죽어!"

이 모든 일을 문밖에서 엿듣고 있던 시어머니가
"이 쾌심한 것들!
곶감을 얻을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그렇게 놓치고 말다니!"

하고는 스스로 자청해서 들어갔다.
그러니.... 곶감장수는 마다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이 시어머니야 말로
20 여년을 독수공방으로 지내온 터라
일을 시작 하자 마자
"억!" 하는 탄성이 나오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곶감장수는 이 소리를 듣자마자
다짜고짜 시어머니의 따귀를 힘껏 때리면서 하는 말이....


"아무리 곶감에 욕심이 생겨도 그렇지!
하나부터 안 세고 억부터 세는 사람이 어딨어!
이 욕심 많은 여팬네야!"



 

 


홀랑벗고 - 정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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