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보따리

술술 잘 넘어가는 술

구염둥이 2012. 8. 5. 14:42

술술 잘 넘어가는 술



하늘이 술을 내리니... 천주(天酒)요
땅이 술을 권하니... 지주(地酒)라



내가 술을 좋아하고
술 또한 나를 졸졸 따르니
내 어찌 이 한잔 술을 마다하리오.




그러하니 오늘밤 이 한 잔 술은
지천명주 (地天命酒)로 알고 마시노라.



물같이 생긴 것이, 물도 아닌 것이
나를 울리고 웃게 하는 요물이구나.



한숨 베인 한 잔 술이 목줄기를 적실때
내안에 요동치는 슬픔 토해 내고



이슬 맺힌 두 잔 술로 심장을 뜨겁게 하니
가슴속에 작은 연못을 이루어놓네



석 잔 술을 가슴 깊이 부어
그리움의 연못에
사랑하는 그대를 가두어 놓으리라.



내가 술을 싫다하니 술이 나를 붙잡고,
술이 나를 싫다하니 내가 술을 붙잡누나.



술아! 술아! / 김성환



오늘은 그만하려 했는데 작심하며 그만두려 했는데
한잔 술이 또 한잔 술이 거나하게 취하는구나
그래 그래 한 잔 술로 뚝 뚝 끊을 수만 있다면
그래 그래 취해버려 툴 툴 털어 버릴 수만 있다면
어이 너를 원망하랴 어찌 내가 가슴을 치랴
까마득히 가신 뒤에 실컨 취해 보련다.
어제도 취하고 오늘도 취하고 매일 매일 취하는구나
한잔 술이 또 한잔 술이 내 가슴을 태워 주누나
술아 술아 좋은 술아 촉촉히 젖고 싶구나
술아 술아 좋은 술아 철철 넘치고 싶구나
그런 저런 사연을 접고 거시기가 떠나 간다네
애간장을 녹이는 술아 어디 한번 취해 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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