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낭송시

옛 친구

구염둥이 2012. 3. 15. 16:46
    옛 친구 / 담향 김종임 (낭송:고은하) 흰 구름이 파란 하늘 높이 두둥실 떠 있는 시냇가에서 버들피리 불며 놀던 옛 친구가 그립다. 봄이 오면 나물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길 따라 나물 캐던 그 옛날 그 시절, 노란 개나리꽃 담장 밑에 닭장을 빠져나온 병아리들이 삐악삐악 울던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오십 넘은 나이가 되니 벗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벗들의 반가운 소식에 눈물짓기도 한다. 형제나 친척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벗과는 나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새삼 느껴본다 슬프고 힘들 때 마음을 함께 나눌 줄 아는 벗, 서로 위로하며 함께 꿈을 꾸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었던 벗, 그런 벗과의 차 한잔이 그리운 나이가 됐다. 작은 실수는 서로 덮어주지만 잘못하면 꾸짖어 바른 길로 인도하면서도 항상 먼저 이해하고 아껴줄 줄 아는 사람, 그래서 벗은 언제 어디에 있어도 마음이 포근하고 자주 만나지 않아도 허심탄회한 이야기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개나리, 진달래 등 아름다운 꽃들이 봄의 만개가 시작됐나보다. 어릴 때는 시골에서 사는 것이 참 싫었는데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드니 오히려 시골생활이 그립다. 시골은 문화환경이 도시에 비해 떨어지고 생활수준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비록 풍족한 경제적 생활이 아니었지만 아련한 추억만큼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때 그 친구들은 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 내가 미워했던 친구들, 지금 만나면 알아볼 수나 있을까 이제 우리 나이쯤 되면 검은 머리보다는 흰머리가 많을 것이다. 이마에 한 줄 두 줄 주름살이 늘어가는 나이, 몇 십년이 지난 오늘 유난히 옛 친구들이 그립고 보고프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 순이 돋고 바람도 향기로운 찬란한 봄 날, 벗들의 그리움이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우정은 엄마 품속 같이 따뜻하고 고향의 정취를 떠올리게 한다 너는 나의 친구, 나는 너의 친구,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창밖의 온 세상이 한없이 즐겁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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