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분저분

어머님 전상서

구염둥이 2012. 5. 7. 18:49

 

 
    어버이의 은혜는 한이 없어라 포춘 유영종 가슴에 묻은 어미 설움 지켜본 처마 끝 토방 마루에 늙은 절구 밑동 썩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주름살 많은 절구 시집올 때 함께 와 남몰래 눈물 훔치며 서러운 눈물 빻아대며 달 맞아 우셨든 어머님 불효자의 모진 업을 다 안으시고 아픈 가슴 내일 먹일 걸 보리에 섞어 찧고 또 찧으시며 누나 잃었을 때도 형 보낼 때도 가슴을 치시며 '쿵쿵' 보리 방아만 찧으시던 어머님 "내 죽으면 이 절구 쪼개어 화톳불 지펴 가는 길 밝고 환하게 저승까지 비추거라 저승에선 환하게 살란다" "너희가 다 내 것인 줄만 알았지" 입버릇처럼 뇌이시던 어머님 그리도 아픈 멍에 홀로 애태우다 가신님 당신이 낳아주신 마음도 사랑도 어머님께 올리는 글 마음에 담아 화톳불에 소지燒紙로 지폈습니다 그늘에서 피기 좋아하는 그래서 더 붉다는 어머니 닮은 진달래도 한 묶음 꺾어 올렸습니다. *****2012년 5월 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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