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글·모음

중년의 오후

구염둥이 2012. 8. 17. 16:40

중년의 오후  /   김주현
                                       (낭송:고은하)
어둡고 긴 세월의 뒤안길
언젠가부터
부드러운 햇살 한 번
다정한 별빛 한번
넉넉히 받아보지 못했다
버린 적도 없고
잊은 적은 더욱 없는데
얽히고 설켜 살던 수많은 인생의 동행길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천성으로 주어진
차분한 성격도
덜렁대지 않던
신중한 몸짓도
지금은 살아가는 무기가 아니다
그저 허둥대며
초점 잃은 눈동자로
갈팡질팡하는 삶이여
이제 긴 방황 끝내고
중년의 오후 쉬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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