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글·모음

중년의 애상 (哀想)

구염둥이 2012. 8. 17. 22:10
    
     중년의 애상(哀想)/靑松 권규학 
    
    
     흑룡(黑龍)의 뒤란*을 기웃거리다가 
     어느새 
     훌쩍, 한해의 반(半)을 떠나보냈습니다 
     까만 밤을 하얗게 밝힌 숱한 나날 
     불면(不眠)의 밤은 깊고도 깊어 
     그저 그렇게 세월 가는 줄도 몰랐나 봅니다 
     어느 곳에 발을 놓아야 할지 
     지금 디딘 이 땅이 어떤 곳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부화뇌동(附和雷同)한 세월 
     저만치 중년의 주름만 늘었습니다 
    
     
     큰 울음 울며 세상에 와서 
     더 큰 소망 이루려 달려온 나날 
     그 무엇도 이루지 못한 채 
     키만 훌쩍 키웠나 봅니다 
     띄엄띄엄 
     서녘 하늘에 노을이 깔립니다 
     금빛 노을입니다, 삶의 하늘 가득 풀어 흩어지는.(120629) 
    
     * 흑룡(黑龍)의 뒤란 
        : '흑룡(黑龍)의 해', 2012년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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