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김정래

그대에게 쓰는 나뭇잎 편지

구염둥이 2012. 10. 16. 00:10
 
그대에게 쓰는 나뭇잎 편지
그대와 긴 대화를 하고서도
못내 아쉬워서
떨어진 나뭇잎 한장 주워
깨알같은 글씨로 편지를 씁니다 
바람에 뒹구는 
바스락 거리는 낙엽 소리 들으며 
어둠 깊은 새벽에 
그대에게 나뭇잎 편지를 쓰니 
난 어느 새 
까까머리 사춘기 소년이 되고 
그대는 쌍갈래 머리의 
이쁜 소녀가 됩니다
그대의 고른 숨결을 느끼며 
또 다른 가을을 손에 잡고 
떨어지지 않는 그리움과 함께 
나뭇잎 편지를 쓰는 지금
그대 사랑하는 행복 때문에 
내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고이고
방 안에 가득한 고독함 마져도 
창 밖으로 나가 버리니
내가 쓰는 나뭇잎 편지는
영원한 사랑의 노래요
내 마음에서 피어 나는 
한 송이 예쁜 꽃입니다 
12.  10.  13.
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