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벌말사람

찻잔에 어리는 얼굴

구염둥이 2012. 10. 21. 21:37
 
 
찻잔에 어리는 얼굴         
                      양촌 사람
가을이 숨 쉬는 뜨락에
노을이 
슬며시 다가와 마주 앉는다
갈색의 낙엽을 쳐들어
추억을
한 움큼 베어 물고는
스산한 바람 기우는
찻잔에 
그리움 한 술 쏟아붓는다
빛바랜 흑백의 얼굴
잔잔한
미소가 찻잔에 드리울 때
황혼의 서녘
그곳에
나의 그림자 길고 쓸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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