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벌말사람

[스크랩] 푸른 날에

구염둥이 2013. 5. 15. 00:26

                                                                      
푸른 날에  /   벌말 사람 
연두 걸친 가지 끝 
초록의 함성 
가득하고
불어온 바람에
꼬리 흔드는 오후가 
시원스럽다.
시린 계절이 
언제 있었냐는 듯
시치미 뚝 뗀 너스레에 
못 이기는 척  
맞장구 치며,
그래.
곁에 머물다가
싱그러운 바람 나직히 불 때
한 움큼 장미향 맡도록
거들어 주렴.
그러다가
농익은 추억 거두어
노을녘에
푸르렀던 날 그릴 거라고. 
그렇게, 
그들에게 말한다.
이 푸른 날에...
출처 : 벌 말 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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