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벌말사람
푸른 벌판으로 양촌사람 넓디넓은 초원 언저리 들풀 향기 머문 곳 양떼 무리지어 들판을 노닐고, 고사리 손가락 중지에 낀 하얀 풀꽃 가락지엔 싱그러운 봄날의 오후가 머문다. 소 풀 뜯기는 놈 한가로운 하모니카 선율따라 오후의 햇살 따스하게 하품하고, 벌나비의 어지러운 무리들 밝은 햇살이 눈부셔 쉼을 핑계로 꽃잎 유혹하는 사이, 가물거리는 지평선 너머 하얀 반달 웃음지며 파아란 호수에 얼굴을 부빈다. 봄 들판이 호수처럼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