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같이 흰머리◇
***澐華 김정임***
선생님 건강 하세요
굽이굽이 구불어진 산골 마을에
꽃과 같이 어여쁘던 어린 소녀가
가난한 남편따라 검은 머리 날리며
시집오신 곳 앞산에 소쩍새 울고 뒷동산에
뜸북새 우는 내 고향 산마루였네
철없던 그 소녀는 지금의 내 어머니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밤길에
언덕을 넘어 어머니 찾아가는 길
발걸음 재촉 했지요
어머니는 맨발로 달려와 반겨주셨네
먹과 같이 검은 머리 하얀 억새가 되어
하염없이 바람에 휘날렸지요
먼 산에 백설이 내리는 날은
가고없는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
당신은 애달픈 내 마음을 모르겠지요
*** 澐華 김정임 꽃잎에 쓴 엽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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