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벌말사람

[스크랩] 잔설 속에 봄이

구염둥이 2013. 1. 31. 10:06
 
잔설 속에 봄이 
                  벌말 사람
포근한 느낌에
오후 시간이 슬며시 나와
하늘 한 번 보고는
다시 들어간다.
햇살이 도망간
홑이불 얇게 덮은 하늘
찬 공기 자리한 
윗목 장판처럼 움츠러들고,
불 꺼진 장작에
굴뚝을 맴돌던 온기는
회색 울타리 위
겨울에 쪼그리고 앉았다.
잠에 떨어진
두어 장의 달력 
연둣빛 바람에 느릿느릿
고개 쳐들 때,
시린 날의 기억
바람에 담아
창밖으로 배웅하면서
잔설 속 봄이 꿈틀거린다.
출처 : 벌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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