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설화박현희

쓸쓸한 사랑 &&

구염둥이 2012. 1. 25. 14:32

  
    

쓸쓸한 사랑 / 雪花 박현희

 

매서운 칼바람에 마른 가랑잎 모두 떨구고 
앙상한 가지에 쓸쓸히 남은 
마지막 잎새 하나 
얄궂은 겨울바람에 못 이겨 
파르르 떨며 가엽게 울음 우네요.

 

이름 모를 산새들 날아와 재잘대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면 
지나는 바람만이 
앙상한 가지의 외로움을 달래줍니다.

 

사랑하면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이렇듯 허전하고 외로운 걸 보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쓸쓸한 일인가 봅니다.

 

언제 어느 날 만날 기약조차 없는 
막연한 내 기다림은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면 
까맣게 타 한 줌의 재만 남을 테지요.
 
오지 않을 임인 줄 잘 알면서도 
내 마음 한켠에는 
늘 당신으로 채워질 
자리 하나 마련해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