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기다리는 행복 - 이 해인 -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 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言語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 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당.. 시인·이해인 2012.10.29
가을이 아름다운건 가을이 아름다운건 - 이 해인 수녀님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시인·이해인 2012.09.17
한 톨의 사랑이 되어 한 톨의 사랑이 되어 /이해인 오 친구여, 우리는 이제 한 톨의 사랑이 되어 배고픈 이들을 먹여야 하네 언젠가 우리 사랑 나누어 넉넉한 큰 들판이 될 때까지 오 친구여, 우리는 이제 한 방울의 사랑이 되어 목마른 이들을 적셔야 하네 언젠가 우리 세상 흘러서 넘치는 큰 강이 될 때까지 시인·이해인 2012.08.19
나의 시편들 나의 시편들 - 이해인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나의 시편들이 오밀조밀 숨어 사는 책상 서랍에서 싱싱한 과일같은 행복을 꺼내 먹습니다 남에게 읽히지 않은 시들은 싫증이 나지 않은 무구한 얼굴 아무도 소유한 일 없는 귀한 보석을 손에 쥔 듯한 느낌 어쩌면 갇혀 있어 더욱 소중히 느껴.. 시인·이해인 2012.08.10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 이해인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눈이 맑아 집니다. 부정적인 말로 남을 판단하기 보다는긍정적인 말로 남을 이해하려 애쓰게 됩니다.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맑은 웃음이 늘 배경처럼 깔려있어 만나는 이들을 기쁘게 할것입니다. 매우 사소한 것일 지라도 다른사람 .. 시인·이해인 2012.08.09
장미를 생각하며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 시인·이해인 2012.08.07
너에게 띄우는 글 너에게 띄우는 글 사랑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다정한 친구이기 보다는 진실이고 싶다. 내가 너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만남의 의미를 전해 주었다. 순간의 지나가는 우연이기 보다는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었다. 언젠가는 헤어져야할 .. 시인·이해인 2012.07.30
幸福 이라 부릅니다 행복이라 부릅니다 / 이 해인 새로운 시간이여, 어서 오세요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정성껏 포장해서 리본을 달 때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나는 그대를 기다립니다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을 건네줄 때처럼 환히 열려진 설레임으로 그대를 맞이합니다 그대가 연주하는 플롯 곡을 들으며 항상.. 시인·이해인 2012.07.27
용서의 기쁨 용서의 기쁨 / 이해인 산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용서하는 용기 용서 받는 겸손이라고 일기에 썼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는 것은 용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기쁨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직이 고백합니다 수백 번 입으로 외우는 기도보다 한 번 크게 용서하는 행동이 더 힘.. 시인·이해인 2012.07.23
바다는 나에게 여기에 고운글 쓰세요 바다는 나에게/이해인 바다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삼촌처럼 곁에 있다 나의 이야길 잘 들어주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엄살은 무슨? 복에 겨운 투정이야" 하고 못 들은 척한다 어느 날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부탁하면 금방 구해줄 것.. 시인·이해인 2012.06.07